(유코치의 단상) 반려견, 반려묘로 부터 배우는 지혜

사람에게는 동물을 다스릴 권한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지킬 의무가 있다.
– 제인 구달 –

2년반전에 반려묘 두친구를 입양하여 함께 살고 있습니다. 결혼 후 처음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며 여러 낯선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태어난지 몇달 안된 아기들을 맞았기 때문에 처음엔 아주 조심스러웠습니다. 서로 익숙해져 가는 과정에 시간이 걸렸고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면서 정이 쌓여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 친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여러가지로 맘을 써야하고 이것저것 돌보는데 신경써야 할 부분들도 많지만 그것 못지않게 받는 것들이 많고 여러가지 알아차림들을 주어 고마움이 더 큰거 같습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느낌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고 어떤 상태인지가 서로에게 전달되는거 같습니다.

이 친구들과 지내면서 알아차린 것은 무조건적인 사랑에 대한 경험입니다. 사람간의 사랑에는 뭔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고, 그 기대가 충족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때 서운함이나 손해본다는 느낌 등이 올라와 기분이 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에 반려견이나 반려묘에겐 그런 기대가 없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게 됩니다. 집에서 함께 살지만 인간의 보살핌 없이는 스스로 살아가기 어렵기 때문에 기본적인 욕구를 채워줘야 하는데, 그런 누군가를 보살피는 행위에 기대가 묻어있지 않다보니 무조건으로 내어주는 귀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또한 이런 과정을 통해 평생동안 반려견을 키우며 지내시는 아버지, 어머니의 누군가를 돌보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고 가슴으로 이해되는 것은 또 다른 선물입니다.

그러면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은총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개 팔자 상팔자’라는 우스개 농담도 있지만, 아무리 힘든 조건이라 하더라도, 인간으로 태어나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으로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비교할 수 없는 타고난 혜택입니다.

동물들을 바라볼때면 내 마음에서 어떤 느낌이 올라오나요?

지금 내가 댓가없이 누리고 있는 혜택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며, 나보다 약한 존재들에게 마음쓰고 돌보는 내어주는 경험을 하는 한주일 되시기 바랍니다. 기뻐하세요!